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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피했다는 이유로 본보기삼아 한 명이 그 자리에서 흠씬 얻어맞고 모두가 곧장 산으로 끌려갔다. 그들은 이제 단순한 도피자가 아니라 빼도 박도 못 할 입산자로 전락된 것이다. 이리하여 반 년 넘게 계속된 마을 남정들의 필사적인 둔주는 결국 파국에...

반사발을 섞는다. 12) 백비탕(白沸湯) : 아무것도 넣지 않고 팔팔 끓인 물. 양기(陽氣)를 도와 행경(行俓)케 하는 양적인 물이다. 13) 온천(溫泉) : 온천은 신열(辛熱)하고 미독(微毒)이 있다. 모든 풍증과 근육경련, 수족불수증 등을 다스리나 입욕하면...

뼛골 시린 외침이었다. ③ '문주님께 혼례 선물로 드리려 했는데…….' 도착 즉시 작살을 내고 올 것이다,라고 큰소리 땅땅! 쳐놓은 터라 회군(回軍)을 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부들부들! 살 떨림으로 안되었던지 강백호는 교자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때 시린 가슴에 찬물이 고일 때에도 숲은 서로에게 은밀한 사이가 된다 새들은 소리의 그물 망으로 서로의 마음을 엮지만 나뭇잎들은 초록의 그늘로 온 세상을 엮는다. Green Words Woods have hugged one another through thousand years And broadminded...

진눈깨비만 시린 눈썹 적시고 있다 2월의 시 / 최규학 2월은 먼동이다 새벽하늘을 찢는 아픔이 없이 어찌 눈부신 아침을 맞을 수 있으랴 ​ 2월은 애벌레다 제 껍데기를 찢는 고통이 없이 어찌 나비가 되어 날 수 있으랴 ​ 2월은 꽃봉오리다 제 가슴을 찢는...

할 이유가 무엇인지 나는 그의 속셈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내가 물었다. “저 산을 넘어 망덕사까지 가려면 얼마나 걸릴 것 같소?” “글쎄요……. 망덕사에서 이쪽으로 넘어 본 적은 있지만,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 본 적이 없어서 시간이...

두 발은 역 팔자로 대지를 떠받들고 신형도 약간은 오른쪽으로 틀었다. 촤앙-! 단궁비가 검을 뽑았다. 도기와 검기가 어우러지며 노을 속에 저물어 가는 주위를 대낮같이 환하게 비추었다. "좋은 자세. 검법의 명칭을 물어도 되겠는가?" "귀색혼!" 단궁비...

어느 한쪽이 달리하면 자칫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생의 순간순간이 얼마큼 위중한 것인가를 일깨운다. <이름을 쓰시다>에서 아버지 덕에 어머니가 어렵사리 글을 깨우친 과정을 추억하고 있다. “나 죽고 나면 세상에 없는 사람 이름 쓰지 말고/ 어머니...

보고 한쪽 눈을 다리 사이에 넣어도 본다 아무리 봐도 신사임당은 없고 초보 화가 똘칠이가 나무판을 오려 제비집 기초 공사를 한다 올봄엔 올까 박새만 눈물 나게 곱다 제비 외1 윤명옥 읍내 고깃집의 문, 닫혀 헛걸음되어 오던 길 명당인 듯 처마밑 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