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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 무렵 밤물결 타고 가슴속 오래 가라앉는 사람 있어 밤새 뒤척이다 귀 열면 새벽하늘 저 높은 곳에도 밥물 끓는 소리 함기석 충북 청주 출생. 1992년 《작가세계》로 등단. 시집 『국어 선생은 달팽이』 『착란의 돌』 『뽈랑 공원』 『오렌지 기하학...

시실리 함기석 시실리에 가 보셨나요? 바람이 불고 들판 가득 주홍빛 노을이 깔리는 저녁 무렵 철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갑자기 우산 속으로 뛰어드는 아이처럼 그대 얼굴에 물방울을 뿌리며 예고 없이 나타나는 마을 집들은 모두 금붕어 비늘로 덮여 있어...

폐사지에서 함기석 빛이 꼬물꼬물하다 털이 샛노란 수백 마리 송충이 유충처럼 무릎 연골 다 닳은 박달나무랑 이끼 마른 돌탑을 돌아 먼 옛날 언덕에 서서 먼 훗날을 바라보는 백일홍 어린 눈망울 반짝 빛날 때, 나는 아주 잠시 사람일 사람 이마로 햇빛...

프라이팬 놀이터 새우가 놀러 왔다 들깨도 오징어도 놀러 왔다 참기름이 튀자 오징어는 몸을 배배 꼬고 들깨는 파닥파닥 아 뜨거 아 뜨거 모두모두 펄쩍펄쩍 뛰는데 감자만 곰탱이처럼 참는다

지금 어디 있나요?오늘 밤까지 당신께 이 시를 배달해야 해요”우리 삶에 현현하는 슬픔의 궤적경험하지 못한 눈물을 서정으로 체험하게 하는 시1992년 《작가세계》로 작품 활동을 시작 www.yes24.com 함기석 시집 〈모든 꽃은 예언이다〉 걷는사람 / 2023

첫 데이트 함기석 네 시를 생각한다 세 시에 네시는 약속 시간이고 라일락의 농담이고 네 시는 톡 쏘지만 향기롭다 편의점을 지나 나무 간판이 아름다운 죽집을 지나 네 시에 도착하기 위해 은행나무 길을 지나 커브를 돌아 너의 촉촉한 입술 너의 웃는 코...

-눈의 병실에서/함기석- 어머니 삭은 등에서 침상 밑으로 흘러내리는 핏물 밴 잠이 한 방울 한 방울 내 노트북을 적시고 있다 폐를 열면 진흙 해저가 보이고 보물선이 보이고 태초의 푸른 하늘도 보일 것 같은 저 태고의 여자 난산 중이다 물거품 1초 1...

https://naver.me/xdfSPyiF 월요일 밤 지하철역 19번 승강장 / 함기석 월요일 밤 지하철역 19번 승강장 함기석 그는 내 앞에 서서 해군 마크가 찍힌 군용 의료가방을 들고 하얀 ... blog.naver.com 월요일 밤 지하철역 19번 승강장 / 함기석​ ​ 그는 내 앞에...

패랭이꽃 아래 외 1편 함기석 둥근 마침표 하나 살점은 어데 두고 빈집만 남았을까 아무도 가지 않은 길, 땀과 눈물로 적시며 여린 팔 뻗어 하늘 맨살 만지며 바랑 몸 하나로 느릿느릿 오래 걸어왔을 저 작고 장엄한 달팽이 무한의 기호다 빈 몸 가득 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