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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원고를 보며 먼지 털고 햇볕에 거풍하는 심정으로 마주했다. 그 사유들을, 구름이 깃들다 바람이 머물다 햇살이 헤적이다 간 후, 이렇게 내놓는다. 후련하다. 작품으로서 완결성을 떠나 또 다른 나와 만나는 시간이 되었으므로. 쓰면서 만난 것은...

하루를 말하다 / 김병근 바람이 온종일 헤적이다 간 자리로 휘어진 붉은 수수밭이 누워있다 산마루에 걸린 늙은 해가 가쁜 숨을 연신 토해내는 해 질 녘 혼자만의 외로움에 너무 버거워 그저, 시절 인연인 게지 하루의 흐름을 비켜앉아 나를 뒤돌아 보는...

부탁인지요 개여울 - 개울의 여울 개울 - 골짜기에서 흐르는 작은 내. 여울 - 강이나 바다에 물살이 세게 흐르는 얕은 곳. 헤적이다 - 무엇을 들추거나 벌리며 헤치다. 해작이다. 바람이 낙엽을 헤적이다. 헤작이기만 하고 밥을 먹지는 않았다. 않노라심은...

헤적이다 정윤천 오늘은 가난이 흐려놓은 자식년 하나 목구멍 안에 오래 걸린 가시들 돋쳐와서 하얀해진 귀밑머리만 몇 올 밤바람 온통 헤적였구나 헤적이다--들추거나 파헤치다

공격 매미 7년 동안 땅속에서 보내듯 날개 달고 창공을 훨훨 나는 꿈을 꾸며 살찌운 굼벵이 탈피하여 마침내 두 날개 헤적이다 날아서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시라 그가 너로 인하여 기뻐하시며 두려워말라...

고요한데, 이마즉, 말도안하고, 더안가고, 길ᄭᅡ에 우둑허니. 눈감고 마주섯서. 먼먼山. 山뎔의뎔鍾소래. 달빗츤 지새여라. *헤적이다: 조금씩 들추고 헤치다. *하느(늬)便: 서쪽. *이마즉:󰡐이마적’의 방언. 이제로부터 지나간 얼마 동안의 가까운 때...

밭이랑 고요에 찬 이슬 맞은 다람쥐의 행보가 바쁘고 미련 남은 한 생명의 두려움으로 단풍도 낙하를 망서린다 가을비 맞아 헤적이다 속절없이 떨어지는 나뭇잎 생각에 짓눌린 방안의 공기조차 감당치 못하면서 어두운 벽 마주하고 들이키는 술맛이 씁쓸...

자꾸 옆으로 넘어가는게 안타까워 세워주려 끙끙 대며 돌렸는데 몇일전 애들이 안고 온 들고양이가 변을 본다고 화분을 헤적이다 그랬는지 여튼 처음엔 파리 애벌레가 생긴줄 알고 징그럽고 뜨악 해서 조심스레 헤적여 보니 반가운 손님이다 그래도 그림이...

그리며 "덱 데구루르르르-- 철없는 아이들처럼 벤치앞으로 달려온 낙엽 나의 시선끝에 멈춰 가슴을 친다. 가볍게 허공을 헤적이다 "툭"하고 어께에 떨어지는 나뭇잎의 무게에 가을은 더 저물어 가는데 한병 소주에 자신을 잃어버리고 버겁게 걸쳐있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