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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리나무의 꿈 = 홍성운 2024.03.1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상수리나무의 꿈 홍성운 상수리나무는 하늘을 오르고 싶을 때 깊숙이 뿌리박고 물관을 부풀린다 신새벽 빳빳한 잎사귀에 이슬을 앉히나니 메숲지는 봄산에 깍지 푼 바람이 가볍다 가볍다 우둠지를 흔들어댄다 풋씨방 바람을 물어 풍경소리 여무는 직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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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마 카펫 / 홍성운 2024.02.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황마 카펫 홍성운 1 우리집 거실엔 황마 카펫 깔려 있다 뱅골의 뙤약볕에 황마 캐는 아이들 땀으로 얼룩진 얼굴 매듭진 멍석이다 2 대소사엔 으레 멍석을 펼쳤는데 취객들 모여들어 종지윷을 뿌렸지 개평은 어르신네 몫 '모 보자 도 보자다' 3 팔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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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질빵 / 홍성운 2024.01.0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사위질빵 홍성운 정류장 담벼락에 무덕진 풀을 보고 아내를 툭 치며 이름을 물었더니 글쎄요 들풀이겠죠 시큰둥한 대답이다 아니 우리 장모님 지금 백 세 아닌가 맞는데요 뜬금없이 나이는 왜 물어요 이 풀이 사위질빵인데 사위 사랑은 장모님 아냐 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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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운 시인의 <솔섬 유정> 2024.01.0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솔섬 유정 홍성운 하루에 두 번은 어김없이 섬이 되는 변산반도 끝머리 바람꽃 앉은 자리 전봉준 호송된 상투 곰솔이 틀고 있고 미처 떠나지 못한 채석강 저녁노을 아기 불상 도금하듯 온 섬을 채색한다 된하늬 파도를 밀어 새겨 놓은 암각화 밀물엔 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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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쇠나무에게 / 홍성운 시창고 2023.07.2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고로쇠나무에게 / 홍성운 시창고 고로쇠나무에게 / 홍성운 2월 한기 가신 날 너의 체액에 내가 취했다 예전에 너를 몇 번 만났어도 그냥 단풍나무라 여겼다. 어느 친구가 고로쇠나무라 귀띔한 순간, 두툼한 면장갑을 낀 듯 입맥 사이사이 살점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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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춘화 (외 1편) / 홍성운 2023.06.1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영춘화 (외 1편) 홍성운 이웃 털보네가 추렴으로 분주할 때 우리집 영춘화 화들짝 놀랐나 보다 산당화 매화를 불러 노란 우산 펼쳐 든다 능소화 확성기를 달고도 묵음을 고집한다 오래된 담장 위로 하늘대는 넌출들 기다린 세월의 무게 된더위 눈물 몇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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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춘화 / 홍성운 2023.07.1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영춘화 홍성운 이웃 털보네가 추렴으로 분주할 때 우리집 영춘화 화들짝 놀랐나 보다 산당화 매화를 불러 노란 우산 펼쳐 든다 《정형시학》2023.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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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까/홍성운 2023.05.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버릴까 홍성운 “이제 그만 버리세요” 오래전 아내의 말 수십 년 내 품에서 심박동에 공명했던 버팔로 가죽지갑을 오늘은 버릴까 봐 몇 번의 손질에도 보푸라기 실밥들 각지던 모퉁이는 이제 모두 둥글어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를 많이 닮았다 그냥저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