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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주 좋은시 봄비 - 박목월 조용히 젖어드는 초(草)지붕 아래서 왼종일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 월곡령(月谷嶺) 삼십리(三十里) 피는 살구꽃 그대 사는 강마을의 봄비 시름을 장독뒤에 더덕순 담밑에 모란움 한나절 젖어드는 흙담안에서 호박순 새넌출...

오늘 봄 / 나태주 나쁜 소식은 벼락 치듯 오고 좋은 소식은 될수록 더디게 굼뜨게 온다 몸부림치듯, 몸부림치듯 해마다 오는 봄이 그러하다 내게 오는 네가 그렇다 며칠 / 나태주 눈이 짓무른다는 말이 맞다 눈에 밟힌다는 말이 맞다 너 못보고 지내는...

등꽃 아래서 송수권 한껏 구름의 나들이가 보기 좋은 날 등나무 아래 기대어 서서 보면 가닥가닥 꼬여 넝쿨져 뻗는 것이 참 예사스러운 일이 아니다. 철없이 주걱주걱 흐르던 눈물도 이제는 잘게 부서져서 구슬 같은 소리를 내고 슬픔에다 기쁨을 반반씩...

겨우내 파먹은 김장독 우묵 깊어도 쌀독 바닥 긁는 소리 늑골 적셔도 뒤축 떨어진 고무신마냥 나뭇간 헐거워도 2월이 반가운 이유는 다리 끝에서 3월을 만날 수 있기 때문 일부러 입술 동그랗게 내밀어 봄! 불러볼 수 있기 때문 외길 따라 걷다 모롱이...